Lonely Traveler
나의 일본 여행기 #4
BlueSpace
2007. 7. 31. 05:12
내가 머문 지인의 집에 있는 화장실 변기이다. 위쪽 벽 모서리에 있는건 양변기 물통이고, 위쪽에 고리같은 게 있는데 이건 손 씻을 물이 나오는 곳이다.
변기 물을 내리면 손 씻는 물이 나오고 이 물은 변기 물통으로 모이기 된다. 다시 말해 손씻은 물을 변기물로 재사용하는 것이다.
지인의 집 근처 풍경이다. 그냥 보면 인도가 깨끗이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화단 속에는 쓰레기가 숨겨져 있고, 인도에도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는걸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만 쓰레기 함부로 버린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물론 우리도 따라서 버리자는 게 아니다. 다만 불필요하게 열등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단 말이다.
이 날의 방문지는 긴자에 있는 소니 쇼룸이다.
1층 입구에 있는 건물 안내 키오스크 인데 아래쪽에 카드를 올려놓으면 위쪽 화면에 3D로 건물 구조를 보여주고 가상의 리모컨 처럼 입력을 받아들이게 된다.
TV Inside PC 라는 건데 쉽게 말하면 Media Center PC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맘에 드는 제품인 수직형 DVD Player. 전면 유리 패널은 소니가 TV 제품에도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어인데, 여기서는 Floating의 느낌보다는 매끄하게 잘빠진 예술품의 느낌이 느껴진다.
소니가 크게 전략적으로 미는 제품으로 보이는 Net Compo.
하드디스크 내장 방식으로 쥬크 박스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며, 각종 매체에 담겨진 여러가지 미디어를 통합 재생한다는 컨셉이다.
랜 케이블로 연결하여 PC 혹은 여러가지 매체를 한꺼번에 연결한다는게 가장 독특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실제로 PC에 담겨진 미디어는 PC나 다른 휴대용 재생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개념에서는 여러 PC에 나눠져서 흩어진 미디어를 공유하여 재생할 수 있으니 저장 매체의 한계를 벗어난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 되는 것 같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한대쯤 질러주고 싶은 물건이다.
소니에서 새롭게 제안하고 있는 새 Color Space인 x.v.Color. 기존 sRGB 보다 훨씬 많은 컬러를 다룰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눈으로 봤을 때도 기존과 색의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30분을 넘게 기다려서 본 BlueRay Display 데모. 정말 1080p의 화질은 한번 보면 누구든 잊지 못할 것이다.
시부야로 발을 옮겼다.
멀리 보이는 삼성 광고물
일본에서는 아이리버 광고물도 볼 수 있었다.
우에노의 한 식당에서 먹은 닭고기 데리야키 덥밥. 꽤 먹을만 했다.
우에노에서 케이세이 선을 타려면 우에노 역을 나와서 조금 떨어진 역으로 가야하는데, 그걸 몰라서 한참이나 헤맸다.
거기에다 나리타행 케이세이 선 전철을 잘못탄 줄 알고 중간에 내려서 다름 열차를 타게 되었는데, 이 열차는 나리타까지 가지 않고 근처까지만 가는 열차였다. 다시 다음 열차를 기다려서 나리타에 도착하니 비행기 출발시간인 8시를 50분 남겨두고 있었다. 원래는 2시간 전에 가야하는데...
이러다 비행기 못타면 어떡하나 급한 마음에 나리타 청사에 도착하자 마자 달렸더니 나처럼 늦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대략 10명쯤 되는 사람들이 캐리어 가방을 끌며 달렸다. 다행히 출국 수속은 별 문제없이 끝났지만 일본에서 산 100엔 짜리 우산은 기내 반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40분 정도가 남아 남아있는 엔 화를 쓰려고 면세점을 찾았는데, 여기서 해외 여행 초보의 삽질이 있었다. 게이트를 지난 후에 있는 매장이 면세 매장인데 그걸 모르고 게이트 밖의 매장에서 세금을 그대로 물고 선물을 샀다. 더욱이 게이트 밖의 매장은 기내 반입 용량 제한을 받아서 화장품의 경우 용기가 작은 것만 판매하지만 게이트 안의 면세 매장은 용기 크기의 제한이 없다.
아무튼 그렇게 남은 엔화를 쓰고 나니 500엔 하나, 100엔 하나, 10엔 하나, 1엔 7개 이렇게 남았다.
어쨌든 무사히 탑승을 마치고 비행기는 다시 밤하늘로 떠올랐다. 기대했던 기내식은 일본식 도시락이 나왔는데, 실망이었다.
한국 영공을 지나자 지도에 현재 위치가 나왔는데, 기내 장비들이 일본제라서 그런지 동해 표시는 전혀 없고 오로지 Sea of Japan이라고만 나온다. -.-
이렇게 내 첫 해외여행은 끝이 났다. 준비없는 계획 탓에 만족스런 여행은 되지 못했지만 가보고 싶은 곳을 가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한다. 다시한번 이번 여행동안 재워주고 길 안내 해주느라 고생한 오용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일본 물가가 비싸다고만 생각했지만, 환율을 따져서 서울 물가와 비교해보면 그리 차이가 없었다.
도쿄는 서울의 모습과 여러모로 비슷했지만, 도시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는 서울 보단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언젠가 두 도시의 차이는 점점 희미해져 갈 것 같다.
다음에 또 일본여행을 떠난다면 절대로 여름엔 가지 않을 것이며, 도쿄가 아닌 정말 일본의 정취가 뭍어나는 온천 여행으로 가보고 싶다. 그때가 언제일런지 모르지만...